태어날 때부터 지적 능력이 떨어진 경우 정신 지체라고 하는 반면, 치매는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이 정신적인 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치매는 사고력, 기억력, 판단력, 언어능력 등의 기능이 상실되는 질환으로 주로 65세 이후에 발생합니다. 노화로 인한 단기 기억력 저하와 학습 능력의 저하는 치매와 구분되지만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매우 비슷합니다.
치매
치매란 성장기에는 정상적인 지적 수준을 유지하다 후천적 외상이나 질병 등으로 인해 뇌 기능 손상 및 파괴되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는 임상 증후군을 말합니다. 여기서 인지 기능이란 노화와 관련된 정상적인 건망증과는 달리 지능, 기억력, 판단력, 학습능력, 언어 구사 및 문제 해결 능력, 사회생활 능력 등의 광범위한 능력을 포함합니다.
치매로 입원하는 환자들 중 대부분은 노인들입니다. 정상적인 노화로 인한 건망증은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못하거나 어떤 내용을 잊어버리는 등의 상태를 보이지만 치매는 상황 자체를 아예 기억을 하지 못하는 정신 장애입니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은 요리, 운전, 먹는 것, 용변 등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며, 최근 암, 심장병, 뇌졸중에 이은 사망 요인으로 꼽힐 정도로 중요한 신경정신 질환입니다.
치매의 원인
치매는 단일 질병이 아니라 80~90가지가량의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그 치료법 또한 다양합니다. 원인에 따라 진행성과 비진행성이 있고 나타나는 증상도 치료 가능한 것과 악화되는 증상이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들 중 5%는 중증 치매, 15%는 경증 치매를 가질 정도로 치매는 나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 비율은 증가합니다. 하지만 원인에 따라 전체 치매의 약 15~20% 정도는 완치될 수도 있습니다.
원인별 치매의 종류
알츠하이머
우리가 치매하면 알츠하이머를 떠올릴 정도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전체 치매의 50~60%를 차지하고 있는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전문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되어 명명되었고, 매우 서서히 발병 및 진행되며 시간이 경과될수록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간의 고차원적인 지적 능력을 담당하는 대뇌의 피질이 손상되어 지적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알츠하이머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령일수록 자주 발생하고 여성에게 흔하며 유전적인 원인도 설명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향, 수면장애와 더불어 성격이 변화되기도 하고 말기에는 보행 이상이나 경직 등 신경학적인 장애와 용변 장애, 욕창과 감염의 합병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발병 연령은 65세 이후지만 드물게 40~50대에서도 발생하며 65세 미만에 발병한 경우 조발성(초로기) 알츠하이머, 65세 이후에 발병한 경우는 만발성(노년기) 알츠하이머로 구분됩니다. 조발성은 언어기능 저하 등 진행속도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만발성은 진행이 느리며 기억력 손상이 두드러지지만 근본적인 원인의 차이가 없으므로 동일하게 간주됩니다.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치매의 원인입니다. 주로 뇌졸중 후에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는 약 10~15%를 차지하며, 뇌혈관이 막히거나 뇌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 신경세포가 죽거나 뇌혈관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치매를 뜻합니다. 알츠하이머와 동시에 발병되기도 하고, 서양보다는 동양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혈관성 치매도 연령이 높아지면 발병률도 증가하지만 갑자기 시작되고 갑자기 악화되거나 호전되는 경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의 발병 요인으로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과거 심장 및 뇌 질환, 흡연 등이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보다 사지마비나 보행장애, 연하곤란 등의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많지만, 생활 속에서 예방이 가능하고 어느 정도 치료 가능한 질환입니다.
두부 외상성 치매
70세가 되기 전 성인기에 생기는 치매 중 가장 흔한 치매로 생활 속에서 두부가 손상되어 급격한 기억 장애와 성격 변화를 동반하는 치매입니다. 두부 손상의 일반적인 원인은 개방성 두부외상, 뇌좌상, 뇌출혈 등으로 낙상, 자동차 충돌 사고, 공격, 운동이나 여가활동 중에 직접적인 충격으로 일어납니다.
직업적인 권투 선수의 경우 반복되는 두부외상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권투선수 치매도 있습니다. 그러나 두부를 맞지 않더라고 뇌의 손상이 생길 수 있는데, 머리를 심하게 흔들거나 속도를 갑자기 줄이면 뇌가 단단한 두개골과 충돌하여 손상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육안으로 보이는 상처가 없을 수 있지만, 심각한 식물인간 상태가 될 수 있고 경미하게 지적 장애만 나타나는 치매로 머물 수도 있습니다.
약물(알코올)성 치매
본드나 부탄가스 등을 흡입할 경우 치매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가장 흔한 약물은 바로 알코올입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입원한 환자의 3% 정도에서 나타나는 치매로 초기부터 기억장애가 심하게 나타나고 일상에서 흥미를 상실하게 되며, 환청이나 폭력성 같은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술을 끊으면 상태가 오랫동안 호전되고 가장 치료가 쉬운 치매라고 하지만, 정신과 전문의들은 재음주의 위험성과 술을 끊다 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알코올성 치매를 단순히 알코올 중독에 의한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모든 정신과적 질병 중 치매와 함께 가장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질병이 바로 알코올 중독에서 나오며, 다른 치매와 달리 자신이 만드는 치매입니다.
장애성 치매 : 치료 가능한 치매
- 중추신경계 감염 : 신경매독, 결핵, 바이러스성 뇌염
- 독성대사 장애 : 악성빈혈, 엽산 결핍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 산소 결핍증 : 연탄가스 중독, 저혈당, 산소부족
- 정상 뇌압 수두증, 경막하 혈종
- 치매를 악화시키는 질환 : 자가면역질환, 만성 기관지염, 만성 신장질환, 폐기종, 당뇨, 간질환, 심부전 등
단계별 치매 증상
치매에 걸리게 되면 대개 정신적인 기능이 2~10년에 걸쳐 저하됩니다. 그러나 발병 원인 및 사람의 성향에 따라 증상이 진행되는 속도는 상이합니다. 증상이 발생하는 시점이 달라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며 초기, 중기, 말기로 세분화하면 보호자나 간병인이 추후 일어날 일을 미리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치매 초기 증상
치매는 대체로 서서히 나타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되기 때문에 초기 증상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감정에서 비애감에 이르기까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 기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공과금 납부나 집 안의 조명, 가스레인지 등의 전원 끄는 것을 잊기도 하고, 운전을 하지만 혼잡한 도로에서 길을 잃는 경우도 생깁니다.
치매 초기에 많이 나타나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근에 일어난 일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 단어의 뜻을 잘 이해 못 하거나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 숫자 개념이 떨어져서 계산을 못할 수 있습니다.
- 집을 찾지 못하거나 물건을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 판단을 해야 할 경우 힘들어합니다.
치매 중기 증상
치매가 진행되면 초기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더욱 악화되고 두 다리로 걸을 수는 있지만 자주 넘어지기도 합니다. 약 10%의 환자에게서 환각, 망상 또는 편집증과 같은 정신학적 증상을 보이며, 평상시에 걱정거리가 많았던 사람은 치매 발병 후 걱정하는 언행이 더 자주 나타납니다. 비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보이고 짜증, 불안, 고집, 분노 등을 쉽게 나타내며, 다음과 같은 일을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됩니다.
-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거나 기억하는 것
-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는 것
- 식사, 옷 입는 것, 목욕, 용변 등 일상적인 자기 관리 활동
- 사람들을 알아보거나 물건을 인식하는 것
- 본인이 보고 듣는 것을 이해하는 것 (혼돈을 하게 됩니다.)
- 행동을 조절하는 것 (행동 장애가 발생합니다.)
말기 중증 치매 증상
치매가 발전하면 뇌의 기능은 거의 파괴가 됩니다. 따라서 대화를 따라가기 어렵거나 말을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기억하지 못하며, 과거 일들의 기억도 상실됩니다. 심지어 가족이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치매는 근육 조절 기능을 방해하기 때문에 두 발로 걸을 수도 없고 스스로 음식을 먹을 수도 없으며, 일상적인 일들을 할 수 없게 되어 전적으로 타인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결국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 영양이 결핍되고 압박 궤양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폐렴 등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