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속이 쓰리거나 소화불량, 위통 등을 통틀어 우리는 위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의사와 일반인 사이에서의 위염의 의미는 차이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현미경 관찰을 통하여 위 점막에 염증세포가 발견된 상태가 위염입니다.위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상피세포의 재생 반응을 보이며, 경우에 따라 특별한 염증이 없어도 위 점막이 손상되기도 합니다.
위염
우리가 흔히 위염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구체적인 위 점막 손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소화불량 정도의 증상을 위염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위내시경을 통해 육안으로 위 점막에 염증이 발견된 상태를 위염으로 정의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내시경 의사, 임상의사, 병리의사 등 의사별로 각각의 관점에서 말하는 위염의 상태도 모두 다릅니다. 내시경 의사는 내시경 검사 상 특징적인 이상 징후를 보이면 위염이라고 진단합니다. 임상의사인 경우 단순히 환자가 속이 불편함을 나타내면 신경성 위염이나 비궤양성 소화불량이라고 말합니다.
위염의 원인
위 점막의 염증은 감염, 약물 또는 자가면역이나 과민성 반응을 비롯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납니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없이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개 과식이나 급한 식사 또는 매운 음식과 같은 특정한 음식을 섭취했을 때 위에 염증이 발생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라는 균에 감염되는 경우 위염을 일으킵니다. 또한 약물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 등도 위염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염은 경과된 시간에 따라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나뉩니다. 급성위염은 헬리코박터균에 처음 감염되었거나 그 외 세균과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에 감염되었을 때 나타납니다. 위산 증가, 위 점막 혈류 감소, 상피세포 손상 등이 원인이 되고 있으며, 진통제나 아스피린 같은 약물과 알코올 등이 위 점막에 손상을 주는 직접적인 요소입니다. 뇌를 다쳤거나 위 점막에 심한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도 급성위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염증의 원인이 지속되면 만성위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만성위염의 경우 위 점막에 발생하는 염증세포의 종류가 급성 위염과 다릅니다. 조직학적으로 형질세포와 림프구의 침윤이 관찰되고, 이러한 염증세포는 초기에 위샘과 점막 위층에 국한되지만 염증이 진행되면 구조가 파괴되고 점막 위축과 장상피화생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내시경을 통해 관찰하면 위 점막이 매우 얇아져 혈관이 보이게 됩니다. 대표적인 만성위염의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잦은 음주와 흡연 또는 약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담즙이 역류되었거나 위절제술을 한 경우입니다.
위염 증상
위 점막은 감각신경이 없기 때문에 심한 염증이 생겨도 증상을 못 느낄 수 있습니다. 급성위염은 명치 부위에 갑자기 오는 통증과 구역, 구토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경우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술이나 상한 음식 또는 약물을 복용했을 때 주로 나타납니다.
만성위염의 경우는 급성 위염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해 발생하기 때문에 특징적인 증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염증이 사라지지 않고 오랜 기간 지속되어 위암의 발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내시경 관찰이 필요합니다. 보통 복부팽만, 복통, 식욕부진, 구역, 구토, 속 쓰림, 트림,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무증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위염의 진단
위염은 위암을 선별하기 위해 하는 내시경 검사에서 종종 발견되며, 발견된 위염은 대부분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소화불량과 복부 통증, 복부 팽만감 등이 증상으로 나타나면 먼저 위내시경 검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만 40세 넘은 사람에 대해서는 위염 증상에 대한 치료보다 위내시경을 우선으로 합니다.
위내시경 검사 결과로 위염을 진단하고, 원인 감별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조직검사를 병행하여 염증의 원인과 정도를 확인합니다. 위내시경 검사는 궤양 또는 암을 감별하고 조기발견으로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고, 환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소화불량으로 내시경을 한 경우 정상 또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 결과가 2/3 이상입니다. 이러한 경우 흔히 신경성 위염이나 만성위염으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위 내시경 검사는 카메라 렌즈가 달린 관을 입을 통해 삽입하여 위점막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최소 8시간 금식 후에 시행합니다.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만성인지 급성인지를 감별할 수 있으며, 만성적인 병변이 심해 종양과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는 반드시 조직검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검사 자체가 환자에게 고통스럽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요즘은 수면내시경을 많이 하고 있으며 코에 내시경을 삽입하는 비강 내시경을 하기도 합니다.
위염 치료법
위염의 치료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정도와 내시경 검사로 파악한 염증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결정됩니다. 급성과 만성의 경우 위산 억제제나 위점막 보호제가 주로 처방되며 위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을 금하도록 지시합니다. 조기 포만감이나 식후 위장 팽만감을 느끼는 경우는 위장관 운동 조절제를 투여합니다.
증상 완화에는 큰 영향력은 없지만 위염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진통제와 아스피린에 의해 위점막에 출혈이 생기는 경우, 위암 수술을 하고 난 후에도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염이 지속될 때에는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급성 위염은 통증과 출혈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면 회복이 되고 후유증도 없습니다. 반면 만성위염의 경우는 이미 위 점막에 병적 염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원래 상태로 회복은 어렵습니다. 만성위염은 추후 악성종양을 발생시킬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위내시경을 통해 위염의 변화를 추적하는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위염 예방 및 습관
흡연과 음주는 반드시 금하고, 진통소염제의 남용을 줄이도록 합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한다면 약물을 교체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위염을 치료 중이라면 산도가 높은 식초나 과일주스는 피하고 매운 음식도 먹지 않도록 합니다. 염분이 많은 짠 음식, 직화로 구운 고기나 생선, 신선도가 떨어지는 음식 등은 위암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게 좋습니다. 위염을 예방하려면 물에 삶거나 찌는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과 신선한 야채를 먹는 식습관이 중요합니다.